'PNA 2008'에 해당되는 글 1

  1. 2008.12.03 2008 P-CAMP & 대안언어축제를 다녀왔습니다. (8)
대안. 언어. 그리고 축제.

군대에 있을 때인가 보다. 김창준님의 블로그를 갔다가 '대안언어축제'라는 행사를 알게되었다. 프로그래밍 언어. 축제. 그리고 대안. 그 이름에서만도 무척이나 매력이 느껴지는 행사였다. 그리고 저번 여름 방학때 2008 P-CAMP & 대안언어축제가 열린다는 공고를 보고 주저 없이 입금! ^^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안언어축제는 말 그래도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C++, Java 에서 벗어나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함께 배우고 나누는 자리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 참고로 P-CAMP 와 대안언어축제는 서로 다른 행사인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되었다. P-CAMP는  IT업계의 서로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개발 환경 개선을 목표로 서로 소통하는 행사이다 )

( 나는 지방에 있는 사정상 둘째날 점심 부터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행사 참여에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


PNA2008 Day-1 Sketch from HIDE on Vimeo.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얼음 깨기. 

위에 있는 첫째날 동영상을 보면. 이뭥미? 엠티나 수련회를 떠올릴법한 장면들이 많이 지나간다. 사람들이 단체로 뛰어놀고(?). 게임을 하고. 또는 발표를 하거나 듣고 있다. 첫째날 행사는 첫만남의 서먹한 사이를 깨어주는 ICE Breaking 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아우어를 통해서 보드게임 만들기를 했다고 한다. 창의적인 게임 개발을 통해서 서로 즐거움과 아이디어와 팀웍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영상 중간에 사람들이 양손의 V자를 모아서 별 모양을 만들어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이번 행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인 '협업의 별' 이다. PyO 님이 프로그램 소개 중에도 아주 강조하시던 이 협업의 별은 우리가 팀으로 어떤 일을 할 때에 임해야 하는 우리의 자세를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다. 각자가 양손 모두 쫙 펴진 손가락을 서로 붙여가며 하나의 별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우리팀의 일이 어떠한 한사람만의 몫이 아닌 우리 모두의 즐거운 일임을 다짐 하는 모습과 같다.
첫째날 프로그램은 대부분 언어 튜토리얼과 프로젝트 진행으로 이루어졌고 저녁에 못다한 프로젝트 진행과 술, 직접제작 보드게임과 함께 하는 인적네트워크 넓히기에 심혈(?)을 기울인 듯. 내가 참여한 둘째날 부턴 피곤해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배움과 학습.

둘째날 점심부터 행사에 참여하게 된 나는 일반 튜토리얼은 거의 듣지 못하고 점심식사 후 언어튜토리얼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둘째날 일반튜토리얼에서는 테스팅과 관련된 '테스팅 보물지도' 와 이번에 행사를 함께하는 Creative Commons의 튜토리얼이 있었는데 나는 일반 튜토리얼은 포기하고 언어 세션을 듣기로 했다. 올해에는 아쉽게도 내가 기대했던 파이썬이나 기타 스크립트 언어는 많이 없었고 루비, VVVV, 스몰토크, 스퀵, Scratch 등이 있었다. 강사 소개 후 마음에 드는 언어에 가서 튜토리얼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마침 내가 대기하고 있던 자리가 미디어아티스트 최승준 님의 Scratch 세션 자리라서 Scratch 언어튜토리얼을 듣기로 했다.


PNA2008 Day-2 Sketch from HIDE on Vimeo.

이제껏 Visual Programming 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해보았던 나는 상당히 재미있고도 새로운 프로그래밍 방식에 푹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몇번의 클릭만으로 말을 풀어나가듯 재미있게 프로그래밍하는 방식에서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신선함이랄까? 또 하나의 언어를 배우면서 또 다른 생각의 방식을 배우고 또 다른 표현의 방식을 배우게 되었다. 더불어 남는 시간동안 최승준님이 소개해 준 미디어아트, 생각의 전환과 다양성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자극제가 되는 시간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함께하기.

언어 튜토리얼 이 후 나는 처음으로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자유프로젝트 시간은 미디어아트 프로젝트와 웹 기획 프로젝트로 나뉘었는데 나는 웹 기획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주제는 '청소년을 위한 웹 서비스' 였다. 개발이라는 것은 해봤으나 제대로 된 기획 프로세스를 처음 경험해보는 나로써는 '기획'이라는 시간은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다. 남자 중학생의 페르소나를 받아보고 가상 인터뷰를 하며 서비스 대상을 정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기획, 구현하는 3시간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 우리는 협업의 별을 그렸던 손가락을 놓지 않으며 끊임없이 활동했다. 중간 중간 다른팀의 기획을 보며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얻고 조언을 해주는 과정도 빠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팀에선 매우 상업적인(?) 사이트가 탄생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배웠던 기획 프로세스와 협업의 경험들은 신선하면서도 감동적이기에 충분한 시간들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 하이라이트.

나는 올해 그동안 몇해간 블로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워온 김창준님을 실제로 만나고 싶다는 결심을 하였는데 이 결심을 바로 이 자리에서 이룰 수 있었다. 김창준님은 이번 행사의 둘째날 저녁. 하이라이트인 LETS ( Local Energy Trading System ) 시간을 담당하셨다. 지역화폐를 이용한 소통의 시간이었던 LETS 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배움과 감동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시간이었다.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과 가르쳐 줄 수 있는 것 두개씩을 적어 벽에 붙여두고 서로 서로를 찾아다니며 배움과 가르침을 나누었던 3시간 가량의 파티는 우리가 서로 이토록 배움과 학습을 통한 소통에 목말라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분명 프로그래밍언어 라는 이름을 내건 축제에서 드럼과 기타를 배우고 사람과 사랑을 배우고 춤과 노래를 배우고 사진과 그림을 배우고 있었다. 이것이 진정 우리의 언어가 아닐까. 컴퓨터에겐 말하지 못했지만 서로에겐 말할 수 있는 진정한 언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들이었다.


PNA2008 Day-3 Sketch from Kunst Cho on Vimeo.

사람과 사람 사이에. 돌아봄.


회고란 생각보다 나에겐 익숙한 시간이다. 대학와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일을 한 뒤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물론 그 시간들이 자주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진지하게 이루어지는 일이 많이 없다고 하더라도 회고, 돌아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씩 기록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은 대학을 와서 내가 달라진 점 중 하나이다. 기억속 상자의 다이얼을 긍정으로 최대한 돌려놓고 시작된 이번 회고는 기억하기. 감사하기. 결심하기. 그리고 역시 서로 그것을 나누면서 격려하는 시간들이었다. 회고라는 것이 함께 나눌때 그 효과가 배가 됨은 믿어 의심치 않은 사실인데 그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앞에서 또는 내 스스로 나 자신을 좀 더 발전하게 되는 결심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러한 회고시간의 약속으로 나의 경험들을 고스라니 이 블로그에 남기고 있다. 이렇게 2박 3일의 ( 나로써는 1박 2일의 ) 짧은 축제는 끝이나고 우리는 다시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간다.

끝이 아닌 시작. 그리고 RTD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의미있는 시도 중 하나는 Creative Commons 와 함께한 RTD ( Real Time Documentation ) 실시간 기록 작업이다. 앞서 글에서 내가 실시간 기록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했듯이 우리는 행사 참여의 순간 동안 우리의 활동들을 글과 사진과 영상으로 실시간 기록 하였다. 기록이라는 것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열어가는데 토대가 된다는 것에는 틀림이 없다. 이번 행사에서는 활동 내용들을 이렇게 실시간으로 기록하면서 행사의 끝이 참여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의 기록을 통해서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무언가 계속적인 진행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아무리 감동적인 일이라도 그 순간이 지나가면 점점 잊혀지게 되기 마련인데 RTD를 통해서 그것을 멋지게 극복해 낼 수 있었다. 실제로 PNA 2008 페이지는 행사중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많은 접속과 기록을 생산하여 구글로부터 약관을 어겼다는 메세지와 함께 싸이트가 중단되기도 하였고 다시 오픈된 이후 행사 후에도 활발한 기록 작업이 계속 되고 있다. 의미 있는 끝이 아닌 의미 있는 시작이 되는 것이다.



대안에서 찾아낸 진짜.


Alternative. 대안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대신해서 마련한 다른 안을 뜻한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생각했던 방법들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대안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대안 언어 축제에서 내가 찾아낼 수 있었던 모습들은 이제껏 나도 모르게 강요되었던 어떠한 삶의 방식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사람과 사람사이의 진짜 모습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그것이 때로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미디어로. 대화와 토론과 학습으로 표현되었고 우리는 이러한 다양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사람과 사람사이의 학습. 만남. 감동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다시한번 P-CAMP & 대안언어축제 2008을 준비한 스텝들과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epicure.graffity.net BlogIcon 최승준 2008.12.05 19:50

    감사합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호응해 주시고 힘을 주시니 너무 신이 나네요~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송수생 2008.12.05 23:46

    이렇게 글을 잘써 주시고 힘을 주시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교령 2008.12.06 00:55

    와~~~ 힘나는 글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 할수 있는 사람을 만난것도, 뜻이 맞아 공유 할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것도 다 행운인것 같습니다~~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yuzi.egloos.com BlogIcon YUZI 2008.12.06 15:06

    윗불들 스텦바이스텦이네요. 이곳이 PNA2008의 성지가 된것인가?
    멋진 후기 감사드립니다. 짱.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s://minchang.tistory.com BlogIcon 민창 2008.12.06 16:53 신고

    오호홋. 다들 이렇게 들려주셔서 댓글도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영광이네요. ^^ㅋ

  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샬 2008.12.06 17:09

    으아, 감동이군요.

    http://pna2008.tistory.com/49 이쪽으로 트랙백 날려주시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감동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s://radiang.tistory.com BlogIcon 라디앙 2008.12.10 19:12 신고

    우와~~~ 멋진 후기입니다.!!! ^^

  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mid.suprashoesxcheaps.com/ BlogIcon supra shoes 2013.04.28 10:01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