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33

  1. 2013.04.06 수망 로스팅 노트 #1 ~ #9 (2)
  2. 2012.10.27 다큐멘터리, 그 힘있는 이야기 (1)
  3. 2012.10.20 일상 (1)
  4. 2012.09.02 잉여 만들기, 잉여 사용하기 (3)
  5. 2011.04.09 history
  6. 2011.01.30 지난 여름. (2)
  7. 2010.07.04 낭만에 대하여... (2)
  8. 2010.06.15 소감.
  9. 2010.05.27 자소서를 본다. (1)
  10. 2010.03.19 라디오 (2)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3.04.06 14:42

수망 로스팅 노트 #1 ~ #9

올해 2월 부터 수망으로 커피를 볶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회사 커피 동호회에서 자주 커피를 얻어 마시게 되면서 뭔가 나도 기여를 좀 하고 싶고 커피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시작을 하게 되었다. 

두달 동안 9번 정도 실험?;; 을 해보았는데 볶는거 그냥 한번 보고 시작했고 (핑계를 대자면) 내가 공부하고 시작하는 타입이 아니라;;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오늘까지 중간 중간 짧게 기록해둔 로스팅 노트를 블로그에 올리고 앞으로도 자주 블로그에 남기려고 한다. 아직은 정신도 없고 해서 사진이나 영상은 거의 없다. (아마 앞으로도... ) 


* 로스팅노트는 그냥 텀블러에 별도 블로그로 만들어서 이동~

http://afesho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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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망에 이렇게 생두를 담아서 미친듯이 흔든다>



<볶고 나면 요렇게 우리가 아는 원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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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우리집에서 나 혼자 하는 첫 로스팅 


#1. 

* 원두 : 브라질 칸타갈루 240g

* 휴대용 작은 가스버너 

* 15분을 볶았는데 1차 팝핑도 일어나지 않았다. 알고보니 불의 온도가 너무 낮았던것. 

* 볶았던 원두는 버리고 버너를 큰것으로 바꿔서 다시 해보기로 결정. 


#2

* 원두 : 브라질 칸타갈루 150g

* 큰 버너 

* 총 로스팅 시간 : 9분 50초 정도 

* 1차 팝핑 시작 : 5분 30초경 

* 팝핑 소리가 크지 않아서 계속 로스팅을 진행했는데 이내 멈추더니 9분째 부터 다시 팝핑을 하기 시작함

* 색깔이 이미 많이 까맣게 변해서 그만둠. 

* 완료 후 원두 무게 122g 으로 30g 가까이 빠짐. 20% 빠진것을 확인 

* 색깔은 전체적으로 좀 많이 볶인듯. 좀 더 시간을 짧게 했으면 좋겠고 1차 팝핑 후에 불을 조금 줄여보는 것을 시도 해보면 좋을듯. 


#3

* 원두 : 브라질 칸타갈루 240g

* 큰 버너

* 총 로스팅 시간 : 13분 30초 정도

* 1차 팝핑 시작 : 8분 경

팝핑이 예상보다 늦게시작

12분 후반부터 2차팝핑이 시작되어 불을 약간 낮추고 1분정도 더 볶음

생각보다 콩이 덜 볶이고 색깔이 고르지 못함

덜 볶여서 그런지 브라질 커피에서 약간 신맛이남 

보통 물 타먹는데 물 안타먹어도 괜찮음 별로 안진함

바닥만 타는 콩이 나오기시작. 잘 섞기 위해 철사를 끼우던지 200g정도로 줄여야겠음

완료 후 191g 으로 20% 줄어듦


#4

* 원두 : 브라질 칸타갈루 200g

* 큰 버너

* 총 로스팅 시간 : 12분

* 1차 팝핑 시작 : 6분


양이 좀 적고 실내 온도가 올라서 그런지 4분부터 색깔 변하기 시작. 

6분부터 팝핑시작되었고 9분까지 조금씩 지속 

처음에 수망집게를 잘못 해서 커피 이탈함;;


9분부터 불낮춰서 11분까지 볶았는데 색깔이 연해서 다시 불켜서 1분 더 볶았지만 색깔 별로 바뀌지않아서 ;; 그만둠. 

완료후 무게가 164g으로 중간에 콩이 몇개 빠졌는데도 20%가 다 안빠짐


#5

* 원두 : 브라질 칸타갈루 180g

* 큰 버너

* 총 로스팅 시간 : 8분 40초

* 1차 팝핑 시작 : 4분

* 완료후 무게 : 146g

SHB 

3분부터 색깔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곧 팝핑이 시작되었다. 

이상하게 너무 빨리 볶이는듯한 느낌. 

기름이 약간 나오게 볶였음. 

언제나 그렇듯 1차 팝핑과 2차 팝핑이 크게 구분되지 않음. 

맛은 좀 익은듯한 맛. 괜찮았음. 

나중에 식혀 먹어도 맛이 괜찮았음. 


#6

* 원두 : 과테말라 SHB 180g

* 총 로스팅 시간 : 12분

* 1차 팝핑 시작  5분

* 2차 팝핑 시작 : 8분 40초 


11분에서 멈췄으나 색깔이 옅어서 다시 1분정도 추가로 볶음

버너 불이 좀 약해진것 같음. (색깔이 ) 

신기하게 색깔은 연한데 팝핑이 시작됨. 


아이고 날짜를 다 안적었네. 


#7 2013.3.31

* 원두 : 과테말라 SHB 180g

* 총 로스팅 시간  : 12분 반

* 1차 팝핑 시작 : 7분 

* 2차 팝핑 시작 : 10분 반


* 특이사항 : 가스교체 , 수망에 철사 


이번에는 1차 팝핑과 2차 팝핑이 거의 확연히 구분되었다. 

색깔이 지난번보다 좀 늦게 검어졌는데 7분 정도 되니 갑자기 색깔이 바뀌면서 팝핑이 시작됨. 

1차 팝핑 소리는 이때까지 중 제일 컸던듯..

2차 팝핑이 어느정도 진행되어서 불을 껐는데 색깔이 아직도 옅어 ㅡㅡ 

결국 다시 불을 키고 1분정도 더 볶았으나 별로 나아진게 없음. 

철사를 이용했더니 그래도 원두 바닥만 타는 케이스가 거의 없어졌다. 



#8 2013.04.06

* 원두 : 과테말라  SHB 150g

* 총 로스팅 시간 : 7분

* 1차 팝핑 시작 : 4분 

* 2차 팝핑 시작 : 6분 

* 무게 : 150 -> 120g

* 특이사항 : 버너 교체 ( 등산 버너로 교체 ) 


이번에는 직화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등산 버너로 교체 하였다. 

블로그를 좀 찾아보고 최초에 3분정도 수분날리기를 진행. 양이 적어서인지 이미 색깔이 변하기 시작

불을 최대로 하여 3분정도 더 볶았다. 4분부터 1차 팝핑이 시작되었다. 

1차 팝핑이 6분 정도에 끝나고 곧바로 2차 팝핑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여 수망을 불에서 조금 멀리하여 

1분정도 더 볶았다. 

기름이 약간 나오고 색깔은 고르게 잘 볶였다. 



#9 2013.04.06

* 원두 : 탄자니아 AA+ 180g

* 총 로스팅 시간 : 12분

* 1차 팝핑 시작 : 6분 40초 

* 2차 팝핑 시작 : 11분 정도 

* 무게 : 180 -> 140g


#8 후에 180g 도 실험해 보고자 바로 볶기 시작했다. 

콩이 달라서인지 양이 더 많아서인지 3분정도 수분날리기를 하였으나 색깔 변화는 없었고 크기만 약간 변화되었다. 

중간에 가스가 거의 떨어지면서 불이 조금 약해진게 아쉬웠다. 

3분 부터 불 세기를 최대로 하여 볶기 시작 6분 40초에 1차 팝핑이 시작되었다. 

이후 10분까지 서서히 색깔이 검게 변하였다. 11분정도에 2차 팝핑 소리가 나서 수망을 열어보니 커피 색깔이 좀 옅어서 

1분정도 수망과 불 사이를 조금 멀게 하여 조금 더 볶았다. 

기름은 없고 전체 적으로 색깔이 옅어지게 볶였다. 


바로 커피를 내려 봤는데 생각보다 이전 원두들 보다 맛이 깊고 신맛은 있으나 좀 덜하였다. 

맛은 그동안 내려먹었던 것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음. (그동안 볶은 횟수 전체가 손에 꼽힌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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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blog.naver.com/beansnalu BlogIcon 빈스나루 2013.05.07 14:22

    루왁커피 전문업체 빈스나루입니다. ^^
    블로그 검색하다가 들어오게 되었네요.
    루왁커피에 대한 정보를 찾으시면 저희 블로그가 도움이 되실거에요.
    좋은 하루 되세요!^^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s://tood-re.tistory.com BlogIcon 먹튀 검증 2018.08.02 13:59 신고

    잘보고갑니다~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2.10.27 23:22

다큐멘터리, 그 힘있는 이야기

요즘 회사에서 재미난 일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즐거움 연구회 안과 밖에서 하나씩 기획되고 실천되어 가는 것이기에 더욱 기쁘다. 오늘은 노익상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님과 함께 사진을 배워보는 '다큐멘터리, 그 힘있는 이야기' 라는 프로그램에 참여 하게 되었다. 원래는 '다사인' 이라는 회사내 사진 동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준비된 프로그램인데 함께 참여하면 좋을것 같아서 게스트로 참여 하게 되었다. 


그냥 사진도 제대로 못찍는데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는 주제라 자칫 어렵거나 지루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웬걸. 기존 회원들이 찍었던 사진 리뷰로 시작한 오전 프로그램부터 노익상 선생님의 열정적이면서도 재치와 유머로 무장한 강연은 참여한 모든 사람이 푹 빠져 웃음, 즐거움과 함께 진지함 배움을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 프로그램은 오전에는 사진 리뷰를 통한 강연, 점심식사 후 출사, 그리고 돌아와서 모든 사람이 7컷의 사진을 선택하여 자신의 의도와 이야기를 공유하고 작가님의 코멘트를 받아보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오전 강연은 다사인 회원 3명의 사진을 리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 중에 예쁜 하늘 사진이 많이 나오자 '하늘에 걸신 들린 사람들', '바다에 걸신 들린 사람들'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며 약간은 아쉬움을 토로하셨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 할 때, 빛과 색이 잘 조화된 아름다운 장면들만 담으려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가 좋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찍은 사진보다는 그 풍경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부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체험하고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좀 더 좋은 사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시라고. 그것이 바로 다큐멘터리이고 지식을 지혜로 바꿔줄 수 있는 힘이라고 하셨다. 


<오전 사진 리뷰 시간>


오후에는 조천 만세공원 근처에서 마을을 돌며 두시간 정도 출사 시간을 가졌다.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보라는 미션을 가지고 조천 마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사실 생각해보면 제주에 2년 넘게 있으면서 바다나 산이 아닌 어떤 마을을 자세히 돌아보며 사진을 담거나 구경을 했던적은 거의 없었던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뭘 찍어야 하나 하는 막막함과 초조함이 같이 하기도 했지만 최근 읽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제주편' 에 나오는 조천에 대한 글에 나온 장소들을 둘러볼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돌아와 모두 7장씩 사진을 골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오전의 짧은 강연이 큰 힘을 발휘하는 시간이었던것 같다.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예뻐서 찍었어요' 라는 단순한 말보다는 확실히 자신의 사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조천의 이야기를, 제주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아내고 있었다. 예쁜 색감이나 훌륭한 구도가 아니었지만 이야기와 함께 하는 사진들은 큰 힘과 매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또한 이야기들의 공유를 통해서 우리는 사진의 의미 만큼이나 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의미에 대해서도 한 층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었다. 다큐멘터리가 우리의 사진기에도 들어왔다. 


무엇보다 오늘의 강연에서 좋았던점은 앞으로도 다사인을 의미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노익상 선생님의 코칭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주제에 대한 사진 작업과 그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질 것을 주문하셨다. 제주 가옥, 제주의 자연, 제주의 사람 등 한가지 주제를 정해서 사진을 찍어보고 서로 그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속에서 큰 재미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고 제주라는 곳에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융화될 수 있다고 하셨다. 또한 나중에 그 '제주'라는 큰 작업을 공유했을때 우리 직원들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거라고 확신하셨다. 그것이 바로 지식인들이 해주어야 하는 역할이라고. 우리만의 이야기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는것. 다사인 뿐만 아니라 내가 몸담고 있는 다양한 모임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오늘 내가 제출했던 7장의 사진을 공유한다. 

나는 두가지에 대해서 찍어봤는데 첫번째는 아픈 흔적이다. 제주와서 자연에 대한 무서움이 생겼다. 바로 태풍 때문인데 그 태풍의 아픈 흔적들을 찾아 찍어보고 싶었다. 두번째는 마을 집집마다 텃밭이 있었는데 나도 텃밭을 시작한터라 그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텃밭 사진을 찍어 보았다. 

사진 리뷰 시간에 한 분께서 전체적으로 소중함에 대한 사진을 찍은것 같다며 좋은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내 눈엔 버려진 창고가 누군가의 소중한 장소였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사방을 줄로 꽁꽁 묶어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태풍에 유실된 할머니집 돌담


이제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아 보이는 버려진 가옥

제주의 바람에 더욱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보인다


태풍의 흔적보다 더욱 충격과 아픔으로 다가왔던 큰 대문

아름다운 돌담들 사이에 있던 문이라 그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가정집 텃밭

딱 내가 그려보고 있던 모습이다


별것없는 사진이지만 내가 가장 좋았던 사진

처음 상추를 심었던 날의 그 설레는 기분이 그대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집 안 텃밭을 구경시켜 달라는 부탁에 서스름없이 안마당을 열어주신 할머니

구경 다 시켜 주시곤 다른 직원들 다 갔다며 얼른 따라 가보라며 나를 보내셨다. (귀찮으셨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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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s://theo29.tistory.com BlogIcon Theo. 2012.10.30 23:52 신고

    좋구나, 이런 사진 ㅋ 사진동호회 들락날락 하다 보니 용두암이니 산방산이니 너무 지겨웠는데, 완전 신선한데? :-)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2.10.20 22:33

일상

예상치 못함이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2.10.19 Daum Spac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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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noq.botasugger.com/ BlogIcon botas ugg online 2013.04.27 22:56

    귀를 기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http://noq.scarpehoganlt.com/ hogan outlet.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2.09.02 21:57

잉여 만들기, 잉여 사용하기

공개된 마지막글의 작성일이 2011년 4월이니 블로깅을 하지 않은지 1년하고도 반이 다 되어 간다. 일이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바빴고 생각이 없었으며 게을렀다. 의도 했던것은 아니었지만 내버려둘만큼 내버려뒀고 비울만큼 비웠으니 다시 한번 나의 노트를 끄적여 볼까 한다. 


최근 나의 삶에 몇가지 움직임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즐거움을 연구하는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나는 그 속에서 지속가능, 즐거움, 문화, 자발성 등의 키워드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생각의 공유와 발전을 통해 실천의 토대를 만들고 작은 실천으로 시작해서 큰 즐거움을 실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상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즐거운 것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오늘은 자발성과 즐거움에 대해서 잠깐 드는 생각이 있어 적어본다. 


이번 주말에는 Captain Green 이 주최하는 해변 정화 활동을 다녀왔다. Captain Green 은 제주에 살고있는 외국인인데 그와 그의 친구들이 함께하는 제주 내 외국인 커뮤니티는 이와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퓨리재단이라는 이름안에서 비치발리볼 대회, 볼링대회, 배드민턴 등의 자선 스포츠 대회를 열고 있으며 그 외에도 이번과 같은 해변 정화 활동이나 각종 파티들을 열어 많은 외국인들과 제주에 사는 한국인들이 함께 참여 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 기획하고 참여한다. 그들의 프로그램은 즐거우며 뜻깊고 자발적이고 지속적이다. 나는 그들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들에게 감탄하고 반성한다. 


그러면서 제주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왜 이런 프로그램들을 자발적으로 기획하지 못할까? 하는 질문을 해본다.  

그리고 가장 처음 생각한 답변은 바로 잉여 만들기와 잉여 사용하기에 대한 익숙함과 교육, 훈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발성과 즐거움의 재료인 잉여가 없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잉여를 만들기 위한 방법 보다는 잉여를 없애기 위한 방법을 강요받고 교육받아왔다. 한마디로 학교에서나 회사에서나 사람들이 그냥 놀고 있는 꼴을 못보는 것이다. 그냥 노는것말고 재밌있고 의미있게 노는 법이라도 가르쳐주면 좋을텐데 다들 이놈의 사회가 정해준 일관된 목표를 두고 레이스를 하고 있다보니 조금이라도 남보다 더 앞서가는 법에 대한 교육과 훈련만이 이루어지고 또한 그것만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그 교육과 훈련이란게 안타깝게도 시간 투자 = 좋은 결과 라는 그릇된 생각에 사로잡혀 개인에게는 항상 바쁘고 피로하며 재미없는 삶을 선사하게 되었다. (갑자기 초등학교 1학년때 밤12시까지 주산학원에서 주판알을 팅구던 나의 모습에 눈물이 찔끔 나려한다.) 


그리하여 개인은 자신이 만든 잉여가 아닌 사회가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잉여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그 시간은 수동적이고 자극적이며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쓰여지는 경향이 강해서 개인 스스로에게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사실 한때 잉여는 죄악과도 같다고 생각한 나였지만 이제는 그와 같은 생각을 버리는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지친 사람에겐 활력소가 필요하지만 이미 지친 그들이 스스로 활력소를 만들어낼 순 없다. 개인은 계속 지쳐가고 그에 따라 사회 또한 지쳐 간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발적이고 즐거우면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는것은 정말 어려운일이 아닐까?


우리가 좀 더 우리들의 시간을 만들 수 있고, 이 사회가 좀 더 개인들의 시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또한 그것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분위기와 문화를 조성해 갈 수는 없을까? 개인은 그들의 삶에서 잉여로울 수 있는 시간을 계획하고 그 시간을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더불어서 그것이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즐거움이 나와 우리 삶에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즐거움을 씨앗으로 우리 각자가 삶의 활력을 되찾게되고 그런 사람들이 모인 세상이 좀 더 즐겁게 변화되지 않을까. 


오랜만에 작성한 글이 좀 심각해 보이기도 하고 너무 당연한 말 같기도 한데 여튼 앞으로 나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서 작은 생각과 실천을 통해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만들어 가볼까 한다. 그렇게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서 좀 더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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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chajs226.tistory.com BlogIcon 독고차 2012.09.03 21:29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즐거움이라,, 재미난 일 있수?? ㅎㅎ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s://theo29.tistory.com BlogIcon Theo. 2012.10.05 09:07 신고

    최소한의 남는 잉여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해 볼까 고민하는 나로서는 뜨끔한 글이로구만 ㅋ 민탕이 생각도 깊어라. 잘 보고 감 ㅋ by 길횽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1.04.09 03:54

history


긴 휴일의 끝이나 그 시작에
오늘처럼 가끔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있다.

오랫동안 혼자였지만 익숙해지지 못하는 외로움과 싸우기도 하고
그 외로움에 감사하기도 하고
내 마음속 깊숙히 있던 아픔을 꺼내어 스스로 위로하기도 하고
그러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생각하며 그 눈부심에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미친듯이 오만 생각을 하다 잠잠해지려고 할 때.
잠시나마 찾아온 어지러움과 평안함을 글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다.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를 그냥 스치며 보았기에
아까전부터 어쩌다 흘러나오게 된 history 라는 곡의 선율에
그 영화의 장면이 오버랩되지는 않지만.
참으로 아름다웠을 또는 슬펐을 순간에 지금 나의 모습을 대입해본다. 

눈을 다시 감아야 한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잠시 생각을 놓았다가
큰 우주를 한바퀴 빙 돌아 제자리로 찾아오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내 인생의 긴 여행을 뒤돌아본다.
내가 만든 history 가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내가 만들 history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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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1.01.30 21:32

지난 여름.

마치 꿈을 꾸고 있었던것 같은 지난 여름. 
오늘따라 유난히 그 여름이 그리워 늦게나마 사진으로 지난 여름의 추억을 정리한다.

한장도 놓치고 싶지 않아 슬라이드쇼보다는 전부 나열로. ㅋㅋㅋ 



















여름아 빨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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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m.j 2011.02.07 10:44

    이야~~난 9번째 사진이 제일 좋아!!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cyworld.com/lain-bow BlogIcon 2011.10.17 00:38

    일상이 화보로구나 ㅋㅋ 제주도 가고 싶군 ㅠ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0.07.04 22:27

낭만에 대하여...

그리 어리지도 나이가 들지도 않았던 시절... 
차를 타고 가다가 누군가로 부터 "이런 낭만없는 자식!" 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그 사람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별 생각없이 성의 없게 한 것 때문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그 한마디가 나에겐 엄청난 비난으로 다가왔다. 마음이 좀 아프기도 했고. 차를 타고 그곳을 지날때면 으레 그 말이 떠오르곤 했다. 아무래도 당시 난 상당히나 낭만적이고 싶은 사람이었나 보다. 

그때부터 난 내 삶의 낭만이라는것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깊은 고민은 아니었고. 다만 낭만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낭만이 뭘까? 진짜 나의 낭만은 뭘까?

뭐 다들 그렇겠지만 모든 시작에 앞서 그것의 낭만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던거 같기도 하다. 고등학생에게도 낭만이 있을까? 대학생활의 낭만을 뭘까? 취업준비생에게도 낭만이? 연구실의 낭만은 뭘까? 직장생활의 낭만은 뭘까? 연애의 낭만? 등등... 뭐 답도 없는 물음이었지만 즐거운 상상이었고 특히나 내 상상과 내 삶이 일치되는 순간이 찾아오면 낭만적인 사람이 되고 있다라는 생각에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었다. (또한 현실과 상상의 불일치는 가끔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낭만을 인정(?)받는 순간을 위해 준비하기도 했었던거 같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것도 그런 준비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보통 사람들의 인생에서 가장 낭만적인 시절인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내가 가장 먼저 했던일은 시집을 샀던 일이었다. 좀 부끄럽고 우스웠지만 그 당시 낭만을 위한 첫걸음이었다. 당시 류시화님의 잠언집이었던 '지금 알고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었는데 대학생이 되면 꼭 읽어야 하는 글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나는 그 글이 참 좋다. 
나는 그리고 노래와 음악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고 치열한 삶과 그것을 함께 하는 사람들또한 낭만이 될 수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내 스스로만의 낭만이 아닌 함께 있을때 피어나는 낭만을 마주하며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약간의 충격이 있었고 그만큼 아름다운 기억이다. 내 낭만의 목록에 없던 것들을 하나씩 추가해가며 나의 기억과 삶은 조금더 아름다워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렇다. 낭만은 삶의 아름다움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산다. 그렇지만 그것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 현실은 눈물이나고 처절하더라도 그것에 가려진 아름다운 상상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누구에게는 꿈의 시작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되어줄 것이다. 낭만은 소소한 행복이지만 이렇듯 생각보다 거창한 삶의 의미이다. 그래서 나는 낭만을 버리고 살 수 없다. 

또한 낭만은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아름다운 방법이다. 낭만이 나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해준다면 그것은 현재의 내가 그렇기 때문인것이다. 더이상 우리는 아름다운 과거를 그리워할 필요도 없고 현실에 대해 한탄할 필요도 없다. 지금 나의 삶에 대한 낭만을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지금의 나를 낭만적이게 만들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나에게 꽤 큰 힘을 가져다준다. 자신이 아름다운 삶을 산다고 느끼는 것만큼 커다란 충전은 없다. 단언컨데, 나의 경험상 그것은 정말 확실하다. 지금 이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낭만적인 일을 하나씩 해보자. 진한향의 커피일수도 있고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담긴 책일수도 있고 1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노래한곡이거나 당신을 향한 글 한편일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요즘 가끔 낭만적이고 싶을 때면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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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경 2010.07.08 01:18

    이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낭만적인 일이 뭘까... 생각해보고 당장 실천해봐야겠는데요 :)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mid.raybans-sunglassesonline.com/ BlogIcon ray ban aviators 2013.04.28 07:42

    한 문화 품질로 코리안이다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0.06.15 19:42

소감.

시작은 항상 그렇듯 모든 것이 어색하기만 하다. 

내 스스로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소심해지고 소극적이고 조용해지며 부끄럽다.

두려움과 걱정이 많고 아는것보다 모르는것이 많고.

어물쩡 거리다 인사를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사람들과 아직은 섞이지 못하는 무리들. 

그나마 이런 내 모습 속에서도 

내 스스로 풋풋함을 느끼며 의지와 열정을 다시 확인하고 아는것보다 알아가야할 것이 더 많은 사실이 감사하다. 

다행히 세상은 아직 딱 생각한만큼의 모습이고 

내가 들 수 있을 정도의 무게이며 내가 더욱 더 키울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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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0.05.27 03:55

자소서를 본다.

일이 많았다. 별로 설명은 하고 싶지 않고.
어찌됐든간에 백수가 되었고 시대가 걱정하는 구직자가 되었고 어정쩡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러는 동안 '자기소개'라는 것을 많이 했다.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자랑하고 가끔은 거짓말도 조금 하고 마음에 들게 포장도 해보고. 그리고 글로 써 보았다. 그리고 수십번을 읽어 보았다. 처음 작성할 때, 제출을 하고 나서, 면접 전에, 면접 후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때, 한 단계씩 합격할 때, 그리고 조금전에도.

글쎄. 자소서만 보면, 아직은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기도 했고 적절한 자랑질에 낯 간지럽기도 했지만 그렇게 엉망으로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진 않았지만 자기 소개를 하면서 한숨이 나오지는 않았다. 나는 약간은 부끄러웠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그것이 27살을 먹은 나의 모습이었다.

모든것이 진실은 아니었다. 모든것이 진심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동안 잘 잡지 못했던 나의 방향과 나의 생각과 나의 모습을 다시 그려보고 그것과 나를 비추어 보고. 글을 고치거나 나를 고쳤다. 그리고 앞으로도 글을 고치거나 나를 고칠것이다.

구직과 취업이라는 것은 참으로 좋은 기회들을 가져다 준다. 그렇게 비참한 시간만은 절대 아니다.
나를 알게되고 기업들을 알게되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되고 성공과 실패를 알게 한다. 글쓰는 방법을 알게 되고 말 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선택을 알게 되고 꿈을 키우게 한다.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인연을 얻게 되고 그들에게서 배움을 얻게 한다. 만약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알지 못하거나 얻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취업에 실패할 확률이 매우 크다.

이 중에서 다시 두개만 고르자면 나를 알게되고 꿈을 키우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취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소개하는 과정이다. 취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꿈을 키우고 이루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 두가지가 없다면 힘든 시간이 될 것은 분명하다. 나도 그랬고 당신들도 그렇다. 그런데 원래 그렇다. TOEIC 공부와 자격증을 딸 시간보다 나를 알고 꿈을 꾸는 시간은 원래 적다. 하지만 이것들은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 내가 만약 대학 새내기때부터 자기 소개를 이렇게 많이 적었다면 나는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당신이 만약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같은 꿈을 꾸었다면 아니면 계속 꿈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면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래서 나는 자소서를 본다. 보고 쓰고 고치고 다시본다.
나의 자소서가 재미있는 이유는 나의 추억과 기억, 나의 희망사항, 내가 그리는 나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며 내가 꾸는 꿈의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의 자소서가 재미 없다면 다시 쓰고 고치고 또 다시 보기를 바란다. 또한 이력서가 길기 보다는 자소서가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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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vicon of http://www.trendons.com BlogIcon 트렌드온 2010.07.27 17:59

    자기소개서....
    저도 경험하고 있지만....
    답이 없는게 자기소개서 같습니다.

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0.03.19 02:21

라디오

라디오를 언제부터 들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누나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사오는 tape 와 CD 를 들으면서 나름 음악을 듣는 어린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랩을 줄줄 외우고 신해철의 굿바이 영어 랩을 하나하나 한글로 받아 적어가며 불렀던 시절이다. 
그러다 몇년 후 집구석 어딘가에 처박혀 있던 망가져가는 나만의 까만 카세트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그때가 아마 초등학교 4~5학년 때인거 같다. 
테잎을 듣기에는 카세트가 너무 구렸고 잘 돌아가지 않아서 라디오를 틀어 보았다. 
라디오 역시 안테나가 부러지고 없어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어느날 쇠젓가락 한짝을 장난으로 안테나 구멍에 꼽으니 라디오가 잘 잡혔다. 약간의 치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들려오는 디제이 목소리와 음악들.
그때 부터 가끔 나는 젓가락을 꼽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잠 들곤 했다.

Radio Daze
Radio Daze by Ian Hayhurs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어릴때 부터 나의 취침시간은 거의 밤 두시경이었는데  그 시간이면 라디오의 황금시간대. 잔잔한 목소리의 디제이가 읽어주는 사연과 노래들을 들으면 기분이 참 좋았다. 그전부터 들었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디제이는 당시 스포츠뉴스를 진행하던 성세정 아나운서였는데 9시 뉴스이후에 힘차게 스포츠뉴스를 전하던 아나운서가 밤 12시만되면 로멘틱한 목소리로 사연을 읽어주었다. 내가 라디오를 들으며 가장 처음 푹 빠졌었던 노래는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라는 노래였다. 봄여름가을겨울 1집에 수록된 아저씨들의 노래였는데 어린 나이에 그 노래가 왜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다. 약간은 거친 보컬이 뱉어내는 '세월 흘러가면 변해 가는건 어리기 때문이야' 라는 가사가 왜 그렇게 가슴에 꽂혔는지. 얼마전 새벽에 집으로 오는길에 흥얼거리던 그 노래에는 아직 나의 어린시절이 그렇게 남아있었다. 
중 2학년때던가, 누군가 라디오에 나와서 '김동률씨가 드디어 솔로 1집을 들고 나왔네요. 정말 좋습니다.' 라는 말을 하며 김동률의 1집을 소개했다. 나는 김동률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냥 갑자기 그 음반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가수의 음반을 내 돈으로 샀던것이 서태지 4집이후 두번째였다. 10년이 훌쩍 지난 오늘도 커피를 마시며 불러보았던 김동률의 '배려'는 그 앨범의 타이틀 곡이었다. 그 이후 오늘까지 나는 수백 수천번이 넘도록 그의 노래를 들었다. 사실 아직 나는 그의 노래의 제목과 가사를 잘 모른다. 그냥 들으면 좋은 그의 노래 역시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다. 

갑자기 라디오 이야기를 꺼낸것은 내가 고등학교때부터 때때로 들어오던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 라는 프로그램이 다음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는 아쉬운 소식을 방금 들었기 때문이다. 3부를 시작하며 성시경의 '두 사람' 이 흘러나오면서 그녀의 이른 인사가 흘러나왔다. 매일 매일 듣던 애청자는 아니었지만 10년을 변함없이 이 시간대를 지켜준 프로그램인데... 10년을 들으면서 아직 사연도 한번 못보내 봤는데 이제 그 좋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이별이라는것이 어떤 상황에서나 그렇듯 참으로 아쉬우면서도 또 다른 만남이 있는 것이고 가끔 생각나 추억하고 그렇게 웃을수 있는 것이지만 그 순간만큼 참으로 아프고 모든게 끝인듯 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나는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와 음악, 나를 지켜주던 늦은밤의 두시간이 모두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달콤한 음악 상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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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트남에릭 2010.03.26 01:04

    독서실에서 매일같이 스윗뮤직박스를 듣던 생각이 나네요. 대학와서는 잘 듣지 못했는데..
    진짜 그 달콤한 정지영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공부하는게 정말 좋았었는데..
    그 뒤의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은 진짜 막장이였지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