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 Posted by 민창 2012.10.27 23:22

다큐멘터리, 그 힘있는 이야기

요즘 회사에서 재미난 일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즐거움 연구회 안과 밖에서 하나씩 기획되고 실천되어 가는 것이기에 더욱 기쁘다. 오늘은 노익상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님과 함께 사진을 배워보는 '다큐멘터리, 그 힘있는 이야기' 라는 프로그램에 참여 하게 되었다. 원래는 '다사인' 이라는 회사내 사진 동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준비된 프로그램인데 함께 참여하면 좋을것 같아서 게스트로 참여 하게 되었다. 


그냥 사진도 제대로 못찍는데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는 주제라 자칫 어렵거나 지루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웬걸. 기존 회원들이 찍었던 사진 리뷰로 시작한 오전 프로그램부터 노익상 선생님의 열정적이면서도 재치와 유머로 무장한 강연은 참여한 모든 사람이 푹 빠져 웃음, 즐거움과 함께 진지함 배움을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 프로그램은 오전에는 사진 리뷰를 통한 강연, 점심식사 후 출사, 그리고 돌아와서 모든 사람이 7컷의 사진을 선택하여 자신의 의도와 이야기를 공유하고 작가님의 코멘트를 받아보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오전 강연은 다사인 회원 3명의 사진을 리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 중에 예쁜 하늘 사진이 많이 나오자 '하늘에 걸신 들린 사람들', '바다에 걸신 들린 사람들'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며 약간은 아쉬움을 토로하셨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 할 때, 빛과 색이 잘 조화된 아름다운 장면들만 담으려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가 좋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찍은 사진보다는 그 풍경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부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체험하고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좀 더 좋은 사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시라고. 그것이 바로 다큐멘터리이고 지식을 지혜로 바꿔줄 수 있는 힘이라고 하셨다. 


<오전 사진 리뷰 시간>


오후에는 조천 만세공원 근처에서 마을을 돌며 두시간 정도 출사 시간을 가졌다.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보라는 미션을 가지고 조천 마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사실 생각해보면 제주에 2년 넘게 있으면서 바다나 산이 아닌 어떤 마을을 자세히 돌아보며 사진을 담거나 구경을 했던적은 거의 없었던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뭘 찍어야 하나 하는 막막함과 초조함이 같이 하기도 했지만 최근 읽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제주편' 에 나오는 조천에 대한 글에 나온 장소들을 둘러볼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돌아와 모두 7장씩 사진을 골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오전의 짧은 강연이 큰 힘을 발휘하는 시간이었던것 같다.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예뻐서 찍었어요' 라는 단순한 말보다는 확실히 자신의 사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조천의 이야기를, 제주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아내고 있었다. 예쁜 색감이나 훌륭한 구도가 아니었지만 이야기와 함께 하는 사진들은 큰 힘과 매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또한 이야기들의 공유를 통해서 우리는 사진의 의미 만큼이나 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의미에 대해서도 한 층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었다. 다큐멘터리가 우리의 사진기에도 들어왔다. 


무엇보다 오늘의 강연에서 좋았던점은 앞으로도 다사인을 의미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노익상 선생님의 코칭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주제에 대한 사진 작업과 그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질 것을 주문하셨다. 제주 가옥, 제주의 자연, 제주의 사람 등 한가지 주제를 정해서 사진을 찍어보고 서로 그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속에서 큰 재미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고 제주라는 곳에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융화될 수 있다고 하셨다. 또한 나중에 그 '제주'라는 큰 작업을 공유했을때 우리 직원들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거라고 확신하셨다. 그것이 바로 지식인들이 해주어야 하는 역할이라고. 우리만의 이야기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는것. 다사인 뿐만 아니라 내가 몸담고 있는 다양한 모임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오늘 내가 제출했던 7장의 사진을 공유한다. 

나는 두가지에 대해서 찍어봤는데 첫번째는 아픈 흔적이다. 제주와서 자연에 대한 무서움이 생겼다. 바로 태풍 때문인데 그 태풍의 아픈 흔적들을 찾아 찍어보고 싶었다. 두번째는 마을 집집마다 텃밭이 있었는데 나도 텃밭을 시작한터라 그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텃밭 사진을 찍어 보았다. 

사진 리뷰 시간에 한 분께서 전체적으로 소중함에 대한 사진을 찍은것 같다며 좋은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내 눈엔 버려진 창고가 누군가의 소중한 장소였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사방을 줄로 꽁꽁 묶어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태풍에 유실된 할머니집 돌담


이제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아 보이는 버려진 가옥

제주의 바람에 더욱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보인다


태풍의 흔적보다 더욱 충격과 아픔으로 다가왔던 큰 대문

아름다운 돌담들 사이에 있던 문이라 그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가정집 텃밭

딱 내가 그려보고 있던 모습이다


별것없는 사진이지만 내가 가장 좋았던 사진

처음 상추를 심었던 날의 그 설레는 기분이 그대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집 안 텃밭을 구경시켜 달라는 부탁에 서스름없이 안마당을 열어주신 할머니

구경 다 시켜 주시곤 다른 직원들 다 갔다며 얼른 따라 가보라며 나를 보내셨다. (귀찮으셨나. ㅎㅎ)